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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는 어린이날 공휴일 관계로 하루 늦은 수요일에 발송되었습니다.^^)
최근 우리 기업들의 가장 큰 화두를 하나 꼽자면 단연 '다이어트'일 것입니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과 기술의 격변 속에서 많은 조직이 직급을 없애고 인력을 감축하며 조직을 가볍게 만들고자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울 위의 숫자만 줄인다고 해서 조직이 저절로 건강해지고 빨라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자칫하면 미래를 지탱할 핵심 근육마저 도려내는 우를 범할 수도 있지요...
이번 5월 첫 번째 인사관리 레터에서는 "조직의 슬림화와 플랫화! 국내 기업의 동향과 사례"를 주제로, 숫자를 줄이는 단순 감량을 넘어 조직의 의사결정 체질을 근본적으로 뒤바꾸는 깊이 있는 통찰과 현장 사례 3편을 큐레이션하여 전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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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림화는 감량, 플랫화는 체질개선
- 숫자를 줄이는 슬림화 너머, 의사결정 구조를 바꾸는 플랫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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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월간 인사관리 5월호 특별기획 - 슬림화는 감량, 플랫화는 체질개선)
기업의 다이어트는 이제 일상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숫자에만 매몰된 감량은 오히려 조직의 면역력을 갉아먹는 위태로운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강승훈 수석연구위원은 현재 기업들이 마주한 변화를 '슬림화(Slimming)'와 '플랫화(Flattening)'라는 두 가지 개념으로 명확히 구분하여 진단합니다.
1. 겹겹이 쌓인 위기, 가벼운 조직을 강제하다
현재 기업들은 전례 없는 다중 압력에 직면해 있습니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지정학적 변수들은 사업 환경의 예측 가능성을 크게 떨어뜨렸고, 크고 무거운 조직은 방향 전환 자체가 어려워졌습니다.
여기에 AI의 폭발적인 확산은 중간관리층이 오랫동안 담당해 온 '정보의 수집과 요약, 중개' 기능의 가치를 흔들며 계층 축소의 결정적 명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령화와 정년 연장 논의로 인한 고정 인건비 증가의 압박, 그리고 위계적 소통을 거부하는 젊은 세대의 요구가 맞물리면서, 기업은 조직의 몸집을 줄이는(슬림화) 동시에 작동 방식을 완전히 바꾸는(플랫화) 이중의 과제를 안게 되었습니다.
2. 맹렬히 가속하는 슬림화, 주춤하는 플랫화의 딜레마
그러나 국내 기업들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두 바퀴의 속도는 확연히 다릅니다. KT의 대규모 희망퇴직 및 본사 임원 30% 축소, SK와 롯데의 임원진 및 컨트롤타워 축소 등 생존을 위한 '슬림화'는 맹렬히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반면, 민첩성을 확보하려는 진짜 '플랫화'는 뼈아픈 과도기를 겪으며 주춤하고 있습니다. 수평적 호칭('님')과 스쿼드, 챕터 같은 애자일 조직을 화려하게 도입했지만, 이름표만 바뀌었을 뿐 결재 라인과 의사결정 권한은 여전히 상층부에 머물러 있는 '위장된 수평화'가 빈번합니다. 오히려 권한 이양 없이 직급만 사라져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모호해진 탓에, 구성원의 몰입이 떨어져 다시 직급 체계를 세분화하거나 임원 직급을 부활시키는 기업들마저 속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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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움을 넘어 '강함'으로 가는 체질개선 3원칙
진정한 플랫화를 위해서는 조직도에 숨어 있는 의사결정의 회로를 밑바닥부터 재설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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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의 총량 재설계] 사람을 줄였다면 일도 과감히 줄이십시오: 에어비앤비나 바이엘처럼, 남은 조직이 감당할 수 있는 크기로 사업 영역과 불필요한 내부 보고 단계를 먼저 걷어내야 합니다. 일은 그대로 두고 사람만 줄이면 남은 자들의 혹사만 가중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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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의 실질적 이양] 무늬만 수평적인 결재 쇼를 멈추십시오: 법인카드 결제 하나조차 윗선의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면 속도는 결코 빨라지지 않습니다. 리더는 세부 지시 대신 맥락과 기준을 제시하고, 실무자가 현장에서 직접 판단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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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안착] 심리적 안전감이 모든 것의 전제입니다: 소신껏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심리적 안전감 없이 제도만 수평적으로 바꾼다면, 낡은 관성이 새 구조를 집어삼키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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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중심에서 기능 중심으로
- 중복을 걷어내고 민첩성을 확보하는 '기능 중심' 슬림화 전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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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월간 인사관리 5월호 특별기획 - 사람 중심에서 기능 중심으로)
조직이 성장하면 구조는 필연적으로 복잡해지기 마련입니다. 화승코퍼레이션은 많은 기업이 '기능'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다가 결국 의사결정 지연, 부서 간 중복 업무, 업무 표준화 실패 등의 뼈아픈 부작용을 겪는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이들은 지원 부서를 중심으로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가장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재설계에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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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흩어진 비효율을 잡는 중복 해소와 거버넌스 정립
화승코퍼레이션은 조직 내 흩어진 비효율을 세 가지 관점에서 날카롭게 진단했습니다. 첫째, 동일/유사 기능을 수행하는 여러 부서들로 인한 업무 비표준화와 시너지 저하. 둘째, 기능별 거버넌스 부재로 인한 부서 간 사일로(Silo) 현상. 셋째, 본연의 기능 외 이질적인 멀티태스킹 강요로 인한 업무 공백입니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각 계열사 및 본부에 분산되어 있던 급여, 복리후생, 자산 관리 등 행정 성격의 업무를 SSC(Shared Service Center)로 강력하게 통합했습니다. 동시에 제도 기획 및 지침 수립 업무는 지주사 조직(CC)으로 통합하여, 조직 전체의 일관성과 표준화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거버넌스를 재정비했습니다.
2. L2/L3 단위의 정밀한 업무 분석과 3대 통합 원칙
막연히 인원을 감축하는 묻지마식 슬림화를 피하기 위해, 이들은 전사 업무를 직무(L2)와 표준과업(L3) 단위로 잘게 쪼개어 정밀하게 분석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세 가지 슬림화 기준을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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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및 거버넌스 통합: "지식 노동의 한계비용은 0에 수렴한다"는 데이비드 얼리치의 철학을 차용하여, 동일한 지침 업무는 인원이 증가한다고 업무량이 늘어나지 않으므로 통합을 통해 군살을 걷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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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C 기반 행정 효율화: 동일한 제도 운영 및 행정 업무를 통합할 경우 실질적인 업무량이 약 20% 감소한다는 연구 모델을 적용하여 파편화된 업무를 하나로 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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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크 매니지먼트의 보존: EHS(안전·환경), ESG(지속가능경영) 등 법률적 준수가 필수적이거나 대관 등 대면 중심의 핵심 리스크 업무는 섣불리 통합하거나 축소하지 않고 절대적인 인력과 업무량을 유지하여 조직의 안전망을 확고히 지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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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력 감축이 아닌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인력 재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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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 중심의 명확한 FTE 재산정: 부서 통합 과정에서 단순히 직책자 수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L3(표준과업) 단위의 업무량 분석을 바탕으로 각 기능별 필요 인력(FTE)을 과학적으로 새롭게 산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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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기반의 타당성 높은 역량 진단: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하기 쉬운 리커트 척도를 배제하고, 실제 해당 업무를 수행해 본 '경험 여부'를 중심으로 역량을 진단하여 가장 적합한 자리에 인력을 재배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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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의 영리한 협업 구조 설계: 남는 잉여 인력을 방치하지 않았습니다. 저부가가치 업무를 즉시 자동화, AI 보조, 자동화 불가 영역으로 명확히 구분하여, 절감된 인력을 신규 핵심 기능 창출로 전환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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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림·플랫화 이후 제대로 작동하는 조직 만들기
- 자율성의 역설을 돌파하는 '권한 위임'과 '전략적 정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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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월간 인사관리 5월호 특별기획 - 슬림·플랫화 이후 제대로 작동하는 조직 만들기)
조직도를 슬림하게 그리고 직급을 3단계로 줄이는 외형적 변화는 마음만 먹으면 한두 달 안에도 할 수 있습니다. 진짜 어려운 과제는 그 이후에 옵니다. 분산되고 평평해진 조직이 실제로 '자율적'으로 현장에서 굴러가면서도, 동시에 회사가 지향하는 '같은 방향'을 향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율성을 조직의 핵심 철학으로 삼고 있는 네오위즈는, 이 과정에서 겪게 된 모순을 정면으로 돌파하며 실질적인 해답을 제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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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율성을 강조할수록 리더에게 짐이 쏠리는 '자율성의 역설'
네오위즈는 구성원을 철저히 신뢰하며 각 본부가 자신의 상황에 맞게 사업 계획을 자율적으로 수립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 조직장(ex. 게임 디렉터)이 되다 보니, 게임 개발 방향부터 장비 구매, 소소한 비용 결제까지 모든 의사결정이 리더 한 사람에게 쏠리는 극심한 병목 현상이 발생한 것입니다. 자율성을 강조했지만, 구성원들은 결국 리더의 승인과 지시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구조가 만들어진 셈입니다.
2. 진짜 권한 위임을 위한 '이중 경력경로'의 도입
이러한 병목을 해소하기 위해 네오위즈는 리더의 역할을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결정자'에서, 구성원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맥락을 만들어주는 '조건 설계자'로 과감히 재정의했습니다.
더 나아가 플랫화 이후 나타나는 부작용, 즉 '직급 단계가 줄어들면서 결국 조직장(팀장)이 되는 것만이 유일한 승진이자 성장의 길'로 인식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네오위즈는 지원 기능을 담당하는 스탭 조직을 대상으로 이중 경력경로를 시범 운영하고 있습니다. 관리자 경로와 전문가 경로를 완벽히 분리하여, 굳이 피플 매니지먼트를 하는 조직장이 아니더라도 뛰어난 직무 역량(Specialist -> Senior Specialist -> Principal Expert)을 인정받고 프로젝트를 이끌 수 있도록 다원화된 성장의 길을 구조화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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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목이 아닌 '설계된 자율성'을 완성하는 거버넌스, 전략적 정렬
분산된 조직에서 말하는 자율성은 각자도생하며 제각기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공유된 방향 안에서의 독립적 판단'을 의미합니다. 네오위즈는 정렬 없는 자율성이 가져올 혼란을 막기 위해 촘촘한 커뮤니케이션 거버넌스를 구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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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별 리더십 미팅: CEO가 분기마다 주요 사업 현황과 의사결정의 배경을 리더들과 직접 공유하며 온라인으로 자유로운 질의응답을 나눕니다. 리더들이 전사적 맥락을 정확히 이해해야만 각 조직에서 올바른 자율적 실행이 가능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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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 CEO 레터: 미팅에서 공유된 핵심 맥락은 'CEO 레터'로 정리되어 전 구성원에게 투명하게 전달됩니다. 이는 실무자가 현장에서 독립적인 판단을 내릴 때 든든한 등대이자 공통의 기준점으로 작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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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5월호 특별기획에는 위의 세 가지 아티클 외에도,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역할·책임 중심의 '포지션 기반 인사'를 전격 도입한 동성케미컬과 직급 간소화 및 완전선택적 근무제 도입을 통해 불확실성을 돌파하고 있는 애경케미칼의 치열한 혁신 사례가 상세히 수록되어 있습니다.
조직도상의 선을 지우고 숫자를 덜어내는 것을 넘어, 조직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유연하고 단단하게 재설계하고자 깊은 밤을 지새우는 모든 HR 담당자 여러분께 이번 5월호가 명쾌한 영감과 해답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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